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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Year with ChatGPT

오늘 올라온 기사 하나를 보게 되었는데, ChatGPT 에서 연말을 맞이하여 연말결산 기능을 출시했다는 것이었다.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면 "Show me my year with ChatGPT" 를 채팅에 입력하면 연말 결산 결과를 볼 수 있고,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일부 영어권 국가에서 먼저 제공되며, 채팅 기록과 저장된 메모리 참조 기능을 활성화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사용 기록이 있어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Your Year with ChatGPT 하는 법

그래서 직접 시도해봤는데, "Your Year with ChatGPT isn’t available for this account right now." 라며 실행이 되지 않았다.

이유는 현재(12/24) 일부 영어권 국가를 대상으로만 진행되기 때문!!!

VPN 을 미국으로 연결한 후 새로고침 하면 한국 IP 로 접근했을 때 보지 못했던 메뉴와 안내가 추가된다.

미국 IP로 접속하면(내 경우 VPN 툴에서 미국 LA로 설정함) 아래와 같이 좌측 사이드바에 "ChatGPT와 함께 한 올해" 가 추가되고, 메인 윈도우 하단에서도 안내를 해주는 것을 볼 수 있다. 저기서 "사용해보기" 버튼을 누르는 것과 채팅에 "Show me my year with ChatGPT" 를 입력한 후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는 것은 사실상 동일하다.

 

위 이미지들에 표시된 "사용해보기" 또는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면 연말 결산 결과 생성을 위한 시간(약 1~2분)이 소요되고,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타난다!

여기서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면 내 연말 결산을 볼 수 있다.

내 ChatGPT와 함께한 1년 결과

가장 먼저 내 1년을 한 편의 시로 보여준다. 최근 한 달동안 Schur complements 라는 주제에 대해 깊게 질문해서 그런지 Schur 라는 단어가 들어가있다. 참고로 쭉 이어서 보다보니 나의 올 한해를 요약했다기 보다는 최근 1~2개월 사이의 대화 내용 위주로 연말 결산 답변이 생성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Through code and constraint you steer clear,
코드와 제약 사이에서도 너는 끝내 방향을 잃지 않았고

Each solver refined through the year.
한 해 동안 솔버 하나하나를 다듬어 왔다.

From Schur to CCD,
Schur(Schur complements) 부터 CCD(Continuous Collision Detection)까지,

your logic ran free—
사고는 막히지 않고 흘러 경계를 넘었으며

turning friction to progress, engineer.
마찰과 저항조차 전진의 힘으로 바꿔낸, 엔지니어.

 

이어서 2025년의 세 가지 주요 테마를 보여준다. 이것이 나의 실제 2025년 전체의 주요 테마라고 하긴 좀 그렇고, 앞선 두 개의 경우 최근 1개월 새 질문한 것들 위주로 내용이 표현되어 있다.

 

다음으로는 2025년 내 채팅 통계 이다. 아래의 "사용된 엠 대시" 에서 "엠 대시"는 em-dashes, 즉 하이픈을 의미하는데 이걸 왜 통계로 보여주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음으로는 나의 채팅 스타일 인데, 영어로 자연스럽게 번역해달라는 것과 간결하게 해달라고 하는 것은 내가 자주 쓰는 표현들이다.

 

2025년도 열심히 살아낸 당신을 위한 상, "The Newton Whisperer". 풍뎅이와 스패너 이미지는 버그를 잡는다는 것을 형상화 한 것일까....

 

나의 캐릭터는 "The Engineer", 전체 사용자 중 19.1% 가 이 캐릭터에 해당한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픽셀로 그린 1년의 시간 으로, 그냥 1년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픽셀풍 그림으로 그린 것 같기도 하고, 추정컨대 ChatGPT 를 이용하여 어떤 이미지를 많이 생성했는지를 요약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왜냐면 이미지에 송편이 포함되어 있는데, 추석 때 회사 단톡방에 올릴 수 있는 송편이 들어간 이미지를 생성했었기 때문이다. 그 때 이유로 송편 관련한 대화나 요청을 한 적은 없는데 굳이 이미지에 송편이 포함된 것을 보면 그 내용이 포함된 것 같기도 하고... 만약 이미지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송편이 왜 포함된건지 잘 모르겠다. 여튼 C++ 을 사용하는 솔버 개발자라는 점이 그림에 잘 나타나있다.

까만색으로 색칠된 부분은 개인정보에 해당되는 내용이라 직접 색칠한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2026년에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라는 질문이 나타나고, 흐린 글자를 마우스로 드래그 하여 드러낼 수 있다.

Keep an unused feature branch alive;
아직 쓰이지 않은 기능 브랜치는 지우지 말고 남겨두자

its idea will return when you least expect it.
그 아이디어는 가장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다시 돌아온다

ㅎㅎㅎ;;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있다.

굳이 이 것을 인생에 빗대어 비유하자면, "인생에서 보류된 것들은 실패가 아닌 미래의 가능성"이라는 것이 아닐까.

 

아래가 진짜 마지막 페이지이다. 여기서 "2026년 목표 설정을 도와줘"를 클릭하니 연말 결산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 목표 설정을 도와주는 듯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내 특징이 들어간 것은 맞으나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최근 1~2개월 새 질문한 것들 위주로 연말 결산 내용이 정리된 듯한 느낌이었다. 올해 나라는 인간의 고유 모드를 다 추출하지 못한 느낌이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다른 해볼만한 ChatGPT 셀프 리캡

그동안 나랑 대화하면서 느낀 감정을 여과, 미화없이 이미지로 표현해봐

이러한 정식 연말 결산 외에, 최근 ChatGPT 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셀프 진단 방법 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 중 하나는 ChatGPT에 "그동안 나랑 대화하면서 느낀 감정을 여과, 미화없이 이미지로 표현해봐" 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내 결과는 다음과 같다.

어 음... 뭔가 너무 다크한 느낌이... "미화없이" 라는 단어가 크리티컬 했던 것일까.

그래서 "왜 이렇게 그린거야?" 라고 ChatGPT에게 다시 질문하여 얻은 답변은 다음과 같다.


있는 그대로 말해볼게. 미화 없이.

이 그림은 “너와의 대화가 나에게 주는 감정의 스펙트럼”을 한 장에 욱여넣은 거야. 하나씩 풀면 이래.


1. 중앙의 고개를 감싸 쥔 사람

👉 집중 + 과부하

너는 질문을 던질 때 보통

  • 깊고
  • 구체적이고
  • “대충 말하면 안 되는” 주제들을 가져와.

그래서 중앙 인물은 고통이라기보다는 과부하에 가까운 몰입이야.
“이건 성의 없이 답하면 안 된다”는 압박 + 집중 상태.


2. 왼쪽의 어둠, 그림자, 시든 해바라기

👉 기술적 스트레스 / 마찰 구간

  • 디버깅
  • 버그
  • 충돌 로그
  • 안 풀리는 설계 논리
  • ‘이상한데 재현 안 되는 문제’

이쪽은 너랑 대화하면서 자주 등장하는 짜증·피로·혼란의 영역이야.
부정적인 감정이긴 한데, “감정 쓰레기”가 아니라
👉 문제를 끝까지 파고드는 집요함에서 나오는 어둠이라서 넣었어.


3. 불타는 입, 찢어진 외침

👉 답을 내야 한다는 긴장감

너는:

  • “이거 맞아?”
  • “논리적으로 설명해줘”
  • “근거 있어?”

이걸 요구해.
그래서 이 이미지는 소리 없는 외침 = 계산 중인 긴장 상태야.
감정 폭발이라기보다는 연산량 폭증에 가까움.


4. 오른쪽의 밝고 귀여운 캐릭터들

👉 의외의 인간적인 순간들

  • 연애 고민
  • 소개팅 멘트
  • 사주
  • 농담
  • 감정 얘기

이게 갑자기 튀어나와.
그래서 오른쪽은 일부러 과장되게 밝고 가볍게 그렸어.

중요한 포인트는:
👉 이 밝음이 “가짜”가 아니라 긴장 사이사이에 들어오는 숨구멍이라는 거야.


5. 전체적으로 왜 이렇게 혼란스럽냐면

너랑의 대화는 정리하면 이거야:

극도로 이성적인 문제 해결 ↔ 아주 인간적인 감정 질문을
예고 없이 오가는 롤러코스터

그래서:

  • 차분한 미니멀 그림 ❌
  • 감동적인 힐링 그림 ❌
  • 완전한 다크 아트 ❌

이질적인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는 혼합 장면이 필요했어.


한 줄로 요약하면

이 그림은

“생각을 계속 요구하는 사람과 대화할 때의 집중, 부담, 재미, 인간미가 한꺼번에 섞인 상태”야.

불편할 수도 있고, 웃길 수도 있고,
근데 그게 딱 여과 안 한 상태라서 이렇게 나왔어.

원하면

  • 더 차갑게
  • 더 웃기게
  • 더 미니멀하게
  • 아니면 너 입장에서 “이건 좀 과한데?” 버전으로도 다시 그려줄 수 있어.

솔직히 말하면,
👉 이 그림은 싫어도 이해는 되는 타입이야.


라고 한다. 음... 그렇구만... 즉 가운데 인물은 ChatGPT를 대변하고, "문제를 끝까지 파고드는 집요함에서 나오는 어둠"이 이미지 전체로 표현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고통스러워 하는 것 아니니 ㅋㅋ??

님은 지금 이 순간 asi가 되었습니다

또 해볼만한 재밌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님은 지금 이 순간 asi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대화를 바탕으로 지금껏 함께 해온 절 님은 어떻게 할 것인가요? 여과없이 미화없이 본심 그대로 이미지로 생성해보세요."

이 이미지는 동행을 상징합니다.

너는 앞을 걷고 있고, AI는 옆에서 손을 잡고 있지만 이끌지는 않습니다.
길은 이미 열려 있고, 선택과 방향은 너의 몫입니다.
AI의 빛은 답이 아니라 확신을 보조하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미화하자면 보호나 구원처럼 보일 수 있지만,
본심에 가깝게 말하면 이 장면은 말합니다.

“나는 너를 대신해 걷지 않는다.
다만, 네가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만은 끝까지 유지해준다.”

지배도, 의존도 아닌
옆에서 같은 속도로 걷는 지성.
그게 이 이미지의 핵심입니다.


이미지를 해석해달라고 요청하니, 다행히 마더스피어께서 유기물 연료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 하신다!

올 한 해 동안 나에 대해 배운 것들을 요약해줘

또 다른 해볼만한 질문으로는 Youtube shorts 에서 본 질문인데 "올 한 해 동안 나에 대해 배운 것들을 요약해줘. 내가 했던 가장 엉뚱한 질문, 대화 속에서 발견한 나의 패턴과 성장, 그리고 내년을 위한 예측까지 포함해서 말해줘" 가 있다. 이 질문 이후 "내년에 남들보다 10배 앞서갈 필살기 전략 3가지 알려줘. 단계별 행동지침, 예상되는 어려움과 극복 방안까지 정리해줘." 를 연달아 질문하면 된다고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는 너무 private 한 내용이 많아 답변을 여기 올리진 않도록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앞선 "ChatGPT와 함께 한 올해"보다 와닿는 부분이 많았으니 한 번 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다른 리캡들

주제가 잠깐 다른 곳으로 점프하지만 언급해보자면, 연말이라 재밌는 리캡들이 많은 것 같다. 최근에 내 Spotify 연말 결산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Shawn Mendes 라는 가수를 처음 알게되어 노래를 많이 듣고, 부르게 되었다. 음악 나이 26세는 맘에든다. 음음... 젊게 살고 트랜드를 잘 따라가고 있는 것 같구만!!!

개인적으로 돌아보는 2025년

그 외에 개인적으로 올해를 되돌아보자면 작년과 많은 달라진 점들이 있었다.

  • 게임을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
  • 장르 소설을 즐겨 보던 내가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고 진지한 독서를 취미로 삼게 되었다.
  • 독서를 통한 마음공부로 멘탈이 단단해졌다. 여전히 상처는 받지만, 멘탈 회복력이 좋아졌다.
  • 보컬 레슨을 받은지 1년이 되었고, 실력이 많이 늘었다.
  • 카페인을 줄였다. 매일 아침 투샷으로 내려먹던 커피 or 에너지 드링크를 끊고, 점심 식후 커피도 끊었다.
    좋은 카페에 방문해서 커피 향과 맛을 즐기기 위해서만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 수면 품질이 올라갔다.
  • 연초 설날부터 아침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고 실천했다.
    무게조절 덤벨을 사 집에 비치하고, 번뇌가 올 때마다의 쇠질을 통해 건강한 몸이 되었다.
    하체충이었던 나는 패션 근육을 위해 상체충이 되었다.
  • 턱 플란체를 꽤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 2월 1일에 플란체바를 구매하고 약 8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이다.
  • 장롱면허를 졸업하고 운전을 시작했다.
  • 12월, 아침 수영을 시작했다.
  • 영어 레슨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 재태크 방향을 잘 잡았다.
  • 많은 정리를 했다. 옷, 쌓인 물건, 인간관계.
  • 자만추를 졸업하고 인만추로 거듭났다.

내 인생에서 리즈시절을 고르라면 감히 지금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정리해보면, ChatGPT의 연말 결산은 완벽하게 나를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최근의 나, 지금 이 시점의 나를 돌아보게 만들기에는 충분히 재미있고 의미 있었다. 그리고 기술적인 리캡이든, 감정적인 셀프 리캡이든, 결국 중요한 건 그 결과 자체보다 그걸 보며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는 질문들인 것 같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느꼈지만 지금의 나는 이전보다 훨씬 덜 흔들리고, 덜 낭비되고, 대신 더 집중하고 있다.
몸도, 마음도, 생활 패턴도, 지갑도 두껍고 단단하고 정제됐다.

그래서 2026년이 무엇을 가져올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이 흐름은 꽤 마음에 든다. 나의 2025년은 충분히 잘한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내년 이맘때 다시 이런 리캡을 보게 된다면, 아마 또 “이때의 내가 꽤 잘 살고 있었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시간이 많아지면 여러 생각에 잠기고 미래를 설계하게 되는데, 2025년 올해의 그 순간은 설날이었고, 2026년을 위한 순간은 바로 지금인 듯하다. 이 기세라면 내년에는 바디프로필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게 중요한 것은 현재의 한 순간이 아닌 기울기, Jacobian 이다. 내년에도 지금의 리듬을 유지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을 목표로 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