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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키 익스프레스

Posted 2010. 5. 4. 21:23, Filed under: 게임
데브캣이 만드는 게임의 특징이 메인 퀘스트의 스토리적 완성도가 뛰어나다는건데,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완성도는 둘째치고 아예 방향을 잘못 잡았다. 허스키 익스프레스에는 강아지 이야기는 없고 사람 이야기만 가득 들어있다. 후계자니 뭐니 재미없고 짜증나기만 한 이야기만 가득이다. 하기 싫어도 다른 마을에 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한다. 강아지가 내용의 중심이 되어야지, 캐릭터여서는 안 된다.

아기자기한 디자인 괜찮구, 강아지도 귀엽구… 그런데 강아지를 키우는 맛은 없다. 훈련도 재미 없다. 감성이 부족하다. 강아지를 육성하는 컨텐츠가 매우 빈약하다. 별로 신경 써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자란다. 강아지는 꾸밀 수도 없다. 약간의 색깔 차이, 종과 배운 스킬의 차이만 있을 뿐 개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능력치가 부여되지 않더라도 퍼머도 시켜주고, 매니큐어도 발라주고, 모자도 씌워주고, 양말도 신겨주고, 멋진 선글라스도 씌워주고, 염색도 시켜주고, 이쁜 악세사리도 직접 만들어 달아주고 싶다. 멋진 별장을 내 강아지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 지금 허스키 익스프레스에서 강아지는 그냥 도구이자 아이템이다. 또 캐릭터 코스튬에 능력치를 부여하니 좋은 능력치를 가진 옷만 찾게 되고, 때문에 다양한 모습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는 어려워진다.

어차피 망한거 하는사람도 몇 없는데 유치해도 좋으니까 다 엎고 강아지 이야기로 다시 만들었으면 좋겠다. 허스키도 그렇고 잘 시작해놓고 말아먹은 마영전도 그렇고 잘 만들어놓고 말아먹으니 게임하는 입장에서는 참 안타깝다ㅜㅜ. 내가 원하는 것은 갓 태어난 강아지에게 우유를 먹여주는 '감성'이다. 동물의 숲이나 넥슨별처럼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강아지와 함께 즐기는 제 2의 삶이 되어야 한다. 마비노기도 캐시 아이템 뿌려가면서 뽑아먹기 시작한지 꽤 됐는데, 빨리 망해버리고 정신좀 차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