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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9번 출구 근처에 고에몬이라는 유명한 일본식 스파게티, 오믈렛을 파는 음식점이 있다. 강남역에서 약속을 잡고 점심 식사를 할만한 곳을 찾아 돌아다니다보면 이 가게 앞에 항상 줄이 길게 늘어서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매번 들릴까 하다가도 대기 시간을 확인해보면 너무 길어서 방문을 포기했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마음이 맞는 형과 아예 이곳을 가보자고 목표로 삼고, 점심 식사를 2시부터 갖기로 계획해서 대기 없이 바로 들릴 수 있었다.

첫 방문인만큼 이 가게에서 가장 유명한 수플레 오믈렛 멘타이꼬 리조또를 주문했다. 16,500 원짜리 런치 메뉴 세트는 음료와 디저트(망고푸딩/말차푸딩/크렘브륄레)를 추가로 선택할 수 있어서, 나는 사과 주스와 크렘브륄레를 골랐다.

메뉴는 아래와 같은 구성으로 나온다. 함께 나온 사과주스와 샐러드는 그냥 평범했다. 보들보들한 오믈렛 아래에 크림 소스의 리조또가 깔려있다.


리조또의 맛은, 진라면 순한맛 처럼 맵지 않은 라면 국물에 계란을 완전히 풀어서 밥을 말아먹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리조또에서 느껴지는 강한 감칠맛 때문에 이런 느낌을 받은듯. 오믈렛의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운 식감은 괜찮았다. 다만 고기가 없다는 점... 위에 계란이 올려져있기는 하지만 단백질이 부족한 식단이라는 점이 아쉬웠다. 분명히 맛은 있었지만, 뛰어난 비주얼과 플레이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평범한 맛이었다.

하지만 디저트로 갓 나온 아래의 크렘브륄레를 먹고 아쉬움은 싹 사라졌다.

바삭한 설탕과 달달한 커스터드 크림이 엄청난 행복감을 불러왔고, 앞에서 느낀 모든 아쉬움을 덮어버렸다. 이 디저트 하나로 전체적인 구성이 완성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이드 메뉴인 멘치까스나 치킨 가라아게 까지 함께 주문한다면 메인 메뉴에서 느낀 아쉬움은 사라질 듯하다. 그러나 핫한 점심 시간에 30분 이상 기다릴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아직 의문이다. 큰 기대 없이 사람이 많은 시간대를 피해 방문하여 메뉴를 풍족하게 시킨다면 식사에 돈 쓰기를 아끼지 않는 나같은 사람은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듯하다.